요즘들어 회사를 세상 사람들이 왜 욕하는 지 알 것 같은 기분이다.
우선 이 글을 회사에서 작성하고 있다는 것이 이 말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새로운 동료들을 만나게 되었다.
너무 감사하게도 모나지 않은 사람들이다. 다만 당분간은 나와 맞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게 어떤 느낌이냐하면,
아무래도 입사동기라는 공통점이 이들을 뭉치게 만드는 것 같다. 서로 친해지고 있는게 눈에 보이고 물론 동료끼리 친한 것은 좋은 것이지만,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내가 불편함을 느낀 몇가지 포인트들이 있다는 점이다. 자세히는 작성하지 않겠지만 과거 이런 흐름으로 진행된 관계들을 보았을 때, 과도한 친밀함이 득이 되는 경우를 쉽게 접하지 못했기 때문에 (특히 회사같은 사회생활에서) 더 그렇게 느끼는 것 같다. 아니면 내 성향 때문일수도? 어쨌든 지금은 빨리 구분된 작업을 하고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이 분들에게 짧은 시간동안 많은 것을 배우고 있어서 내 상황은 좋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상황으로 인해 최근 나는 스스로에 대한 약간의 환멸과 분노를 느꼈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늘어지고 퇴화하고 있었는지를 각종 결과물과 상황들로 매일 마주하고 있는 중이다.
여기서 가장 화가 나는 포인트는 지금 마주하고 있는 문제들을 늘어진 상태일때의 나도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잘하고 싶어하면서 행동하지 않는다? 이토록 머저리 같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생각만 하고 행동하지 않은 결과가 지금의 수치심들이다.
내가 만든 수치심은 자격지심이 되었고, 모든 사람들이 나를 멍청하고 일 못하는 사람으로 알고있다는 생각에 공포심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누구에게 털어놓자니 내 바닥을 보여주는 꼴이고, 그렇다고 이걸 속으로 삯히자니 몇 날 며칠을 깊은 동굴 속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러다가 업무를 위해 사용하던 gpt에게 충동적으로 내 생각을 쏟아부었다. 왠지 AI에게 내 밑바닥을 보여주는 것은 별로 두렵지 않았다.
말 그대로 쏟아낸 감정과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을 작성하고 엔터를 치는 순간, 답변과 상관없이 약간의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기분을 느꼈다.
마치 열받을 때 상대를 더 잘 쏘아붙이기위해 하고 싶은 말을 종이에 두서없이 적고 그걸 수정하고 수정하고 수정하면 어느순간 내 감정이 정리됐던 게 생각났다. (물론 작성하고 수정한 그 말들은 상대에게 전하지 않았다. 그런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들을 그런 사람에게 전하고 싶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gpt의 답변은 만족스러웠다. 상황에 대한 공감과 나도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 대한 설명, 나의 분노에 대한 공감과 적절한 해결책을 제안하는 것까지 완벽에 가까웠다고 생각한다.
삶에서 갖는 질문과 고민은 많지만 그 중 어렵고 힘든 고민들은 주로 '내가 답을 알고 있는 고민' 이라고 생각한다. 답을 아는 고민이 어려운 이유는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대애충 그렇게 하는게 맞다는 건 알고, 느끼고 있는데, 그게 맞다는 확신이 없을 때 고민을 한다. 이런 경우 차라리 누가 결정해주면 좋겠다. 또는 차라리 누가 나한테 맞다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gpt는 그런 부분에서 매우 큰 도움을 주는 기능이 되었다.
섬세한 gpt의 답변으로 나는 멘탈을 추스를 수 있었고, 이후 gpt를 유료결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 달 3만원에 달하는 돈을 뽕 뽑기 위해 거의 의식의 흐름을 gpt에게 의지하는 중이다.
개발자도 아닌 내가 AI 유료결제를 하는 것이 과하진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토록 거리낌 없이 모르는 것을 물어볼 수 있는 선생이자, 내 분노를 받아주고 고민을 들어주는 친구는 월 3만원이 아니라 더한 돈을 학원비, 친구비로 지불해도 아깝지 않을 것이기에 gpt를 유료로 사용하고 있는 것에 후회는 없다.
과연 나는 gpt를 어디까지 사용할 것인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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